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불쌍함'이 아니라 '미안함'

페이지 정보

작성자 둥글이 (116.♡.205.9) 댓글 0건 조회 9,074회 작성일 10-04-03 12:39

본문

우리는 흔히 아프리카 후발 도상국 등의 나라에서
헐벗고 굶주리는 삶을 사는 이들을 대할 때
마음속에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감정이 솟아나곤 한다.
그런데 이러한 감정은 우리가 사는 삶을
전지구적인 차원으로 보지 못하고
편협한 자기 이해 속에서 빚어낸 무지함의 결과이다.
지구 자원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내 손에 지금 뭔가를 쥐려면
결국 이는 다른 사람으로 부터 빼앗아야 한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손에 뭔가가 쥐어지면
결국 나는 아무것도 쥘 수 없게 된다.
이런 터이기에 지금 양 손에 뭔가 묵직한 것을 들고 있는 우리는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저들을 '불쌍히' 여겨야 할 것이 아니라,
'미안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다.
그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있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러한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보고 다만 안타깝고 가련하게 여기면서 주머니에서 내 작은 일부를
꺼내 던져주고 싶은 심정을 가져야 할 것이 아니라,
내 손에 쥐어진 것들에 대해 미안하고 불편히 여기는 것이 온당하다.
그래서 내 것을 마땅히 함께 나누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적절하다.
이는 도덕적 의무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너'가 바로 '저쪽에 서 있는 나'임을 온전히 알면 자연스레 그리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가 다만 인간과 인간의 관계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관계로 확대될 때...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와 나'와의 관계에서 올바로 정립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발로 대지에 온전히 서는 경험을 할 것이다.
이렇지 않은 상태에서의 '앎'이란
인간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역동적으로 작용하는 실제세계와는 괴리된,
초월적이고 관념적이며 허황된 주절거림에 지나지 않는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373건 133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3073 둥글이 9868 10-04-08
3072 베가 8243 10-04-06
3071 일념집중 12960 10-04-05
3070 둥글이 9319 10-04-05
3069 둥글이 8959 10-04-05
3068 둥글이 8804 10-04-05
3067 둥글이 9051 10-04-04
3066 산책 8059 10-04-09
3065 구름 8080 10-04-04
열람중 둥글이 9075 10-04-03
3063 둥글이 8996 10-04-03
3062 산책 8392 10-04-01
3061 바다海 8042 10-04-01
3060 일념집중 7465 10-04-01
3059 공자 8002 10-03-31
3058 베가 8576 10-03-30
3057 공자 17819 10-03-30
3056 수수 8432 10-03-30
3055 YJTB 12292 10-03-30
3054 둥글이 9205 10-03-29
3053 둥글이 10485 10-03-29
3052 공자 8844 10-03-27
3051 아리랑 10679 10-03-23
3050 베가 7606 10-03-22
3049 공자 8277 10-03-19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