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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솔이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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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몽 (203.♡.106.18) 댓글 0건 조회 6,840회 작성일 08-02-0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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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 너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었다. 클릭한 순간 시간이 초과하여
그 편지는 모니터 속에 점멸하는 우주로 그냥 사라져 버렸지. I am sorry.
그런데 어제밤에 무슨 내용을 썼더라. 지금 생각해 보니 가물가물 어질어질
생각이 않나네.
이 세상에 어떤 카메라도 어떤 렌즈도 사상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카메라와 렌즈는 없단다. 캐논은 화사하게 과장하고 니콘은 선예와 콘트라스트를
과장하지. 미놀타가 중립적인 있는 그대로를 담아내려고 하지만 그것도 왜곡
사람들은 오히려 미놀타의 허전한 색감을 싫어하지. 오히려 색감을 강조하는 펜탁스를
좋아하고......결국 취향의 문제인가.
옛날 깨달음의 척도로서 소리를 중요하게 여겼다.
인식 주체로서의 '나'가 사라지면, 그 경계가 무너져 버리면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모른다고 한다.
바깥에서 종소리가 울리면 그 종소리가 자기 가슴 속에서 나는 줄 알고
가슴을 젖히고 들어 봤다는 사람도 있고, 엿장수가 '헌 고무 신 사요'하면
그 소리가 자기 입에서 나오는 것 처럼 들리고, 또 어떤 사람은 하나의
소리가 온 사방에 천지에, 우주에 울려 퍼지는 혼연일체를 느낀다고 한다.
내 방에는 황동 놋쇠로 만든 커다란 에밀레 범종이 있다.
그래서 간혹 그것을 쳐 본다네. 그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나솔이 자네도 자아가 부지갱이가 소멸했는지 한 번 소리에 귀 기울여 보게.
국시 사리 삶는 부글부글 물 끓는 소리가 가스 렌지에서 나지 않고
나솔의 깊은 내면에서 울려 퍼지면..........
잠시 그 경계가 풀리는 때가 있겠지.
어제밤에 정말 나솔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했는데, 하루 자다 일어나면
이렇게 헛소리만 해샀코.
어쨌든 하루 잘 보냈는가. 나솔.
긴 꿈 속에서 자다 일어났더니 꿈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아.
나솔이는 오후 깊은 잠에 빠져 일어나서 헐레벌떡 책가방을 챙기고 혹시
혼자서 학교로 열심히 달려 간 적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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