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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쓸데없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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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봉식이할매 (14.♡.227.32) 댓글 0건 조회 1,607회 작성일 24-06-1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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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새로 생긴 버릇이 있다면 '무슨 내용으로 글을 쓸까'에 대한 고민을 한다는 거다. 시작은 이렇다. 방안 의자에 앉아 게임도 안 하고 드라마도 보지 않은 체 그냥 멍하니 컴퓨터 모니터만 보고 있었다. 온갖 생각들이 파리 날리듯 머릿속을 윙~~ 윙 거리며 날라 다니며 나를 엄청 귀찮게 했다. 그러던 중 유난히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는 녀석(파리)을 붙잡고 대화를 하게 된다. 바로 사람의 죽음에 가치(무게)가 있냐는 물음이었다.

 나를 경우로 죽음의 무게를 재 볼까 생각했다. 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맞이하는 죽음이나, 글이라도 마음대로 쓰고 생을 마감하는 죽음이나 어떤 게 가치 있는 죽음인가 따져봤다. 분명 차이가 있을 거 같았다. 조금이라도 가치 있는 녀석이 죽음에 반항이라도 해보지 않겠나 싶어 응원했지만, 죽음 앞에선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더라. 단순한 죽음일 뿐이더라. 혹여 세상 모든 걸 알고 있는 신에게 물어본다 한들, 어떤 죽음이 더 가치 있는지 신 역시 둘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할 거다. 그리고 신은 바쁜 몸이라 인간 따위의 죽음에 가치를 매길 틈이 없다. 나는 그래서 이리 살아도 죽고 저리 살아도 죽는 게 사람이라면 그냥 '맘껏 글이라도 써보고 죽겠다'라는 선택을 했다.

 그때의 쓸데없는 선언 때문에 생겨버린 글에 대한 고민은 시와 때를 구분하지 않는다. 운동을 할 때도,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도 찾아왔고, TV 볼 때와 책을 읽을 때는 아예 내 옆자리에 앉아 같이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 수준이다. 그렇게 오늘도 고민과 서로 합의하에 쓸 글의 내용과 주제도 다 정했다. 그렇게 글을 쓰기 위해 메모장을 열었고 2시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오늘 글은 하나도 쓰지 못했다. 대신 며칠 전에 썼던 글을 퇴고하던 중, 분량 전체를 2시간 동안 다른 내용으로 갈아 엎어버렸다.

 훨씬 읽기 편하고 내용 전달에 문제 되는 게 없었다. 단지, 합의(고민이랑 작성한 빨간 지장이 찍혀있는 합의서)가 깨지고 내가 쓰고자 했던 방향이랑 달라서 찜찜하지만 쓸데없는 선언 때 했던 다짐은 변함없다. '마음이 불려주는 데로 받아쓰기' 그게 내가 열심히 해야 할 일이다. 글의 방향성도 좋지만 내가 쓰고 싶은 걸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그래서 오늘은 준비했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한다.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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